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금융상품이 적금과 예금입니다. 둘 다 은행에서 가입하고, 금리가 붙고,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가입하려고 하면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적금이 나을까요, 예금이 나을까요. 둘의 차이는 무엇이고, 재테크 관점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적금과 예금의 기본 차이
적금은 매달 일정 금액을 정해진 기간 동안 넣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월 30만 원씩 12개월 동안 넣으면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받습니다. 반면 예금은 목돈을 한 번에 맡기고 일정 기간 후 원금과 이자를 받는 방식입니다. 1000만 원을 1년 예금에 넣으면 1년 후 원금과 이자를 받는 식입니다.
이 차이는 단순해 보이지만 재테크 관점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적금은 돈을 모으는 과정이고, 예금은 이미 모인 돈을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적금은 매달 저축 습관을 만들어가는 단계이고, 예금은 목돈을 어떻게 굴릴지 판단하는 단계입니다. 같은 금융상품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재테크 과정에서 전혀 다른 역할을 합니다.
적금의 핵심은 규칙성입니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금액이 빠져나가면서 저축이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 자체가 돈을 모으는 습관을 만드는 훈련입니다. 처음에는 30만 원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몇 개월 지나면 자연스럽게 생활비 구조가 조정됩니다. 적금은 금액을 모으는 것뿐 아니라 재테크 기본 체력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예금의 핵심은 관리입니다. 이미 손에 쥔 목돈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관하면서 이자를 받을지를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1000만 원이 있을 때 그냥 입출금 통장에 두면 이자가 거의 없지만, 예금에 넣으면 정해진 금리만큼 이자를 받습니다. 목돈을 굴릴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는 건 재테크에서 한 단계 올라섰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금리라도 실제 이자는 다르다
적금과 예금을 비교할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금리입니다. 같은 연 5% 금리라고 해도 적금과 예금의 실제 이자는 다릅니다. 적금은 매달 넣는 돈에 각각 이자가 붙습니다. 첫 달에 넣은 돈은 12개월 동안 이자가 쌓이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1개월만 이자가 붙습니다.
예를 들어 월 30만 원씩 12개월 적금을 들면 첫 달 30만 원은 12개월 금리를 받지만, 두 번째 달 30만 원은 11개월, 세 번째 달 30만 원은 10개월 금리를 받습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평균적으로 전체 금액의 절반 정도 기간만큼만 이자가 붙는 셈입니다. 그래서 연 5% 적금이라고 해도 실제 받는 이자는 전체 납입액 기준으로 약 2.5% 수준이 됩니다.
반면 예금은 처음부터 목돈 전체에 이자가 붙습니다. 1000만 원을 연 5% 예금에 1년간 넣으면 만기 때 약 50만 원의 이자를 받습니다. 세금을 제외하면 실제 수령액은 조금 줄지만, 적금과 비교하면 같은 금리라도 받는 이자 금액이 훨씬 큽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금리만 보고 잘못된 비교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예금이 무조건 유리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금은 처음부터 목돈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습니다. 목돈이 없는 상태에서는 선택지가 될 수 없습니다. 반면 적금은 목돈이 없어도 매달 조금씩 모으면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는 지금 가진 자산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목돈이 없다면 적금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유동성에서 나타나는 차이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유동성입니다. 적금은 중도 해지하면 약정 금리를 받지 못하고 중도 해지 금리를 적용받습니다. 대부분 중도 해지 금리는 약정 금리보다 훨씬 낮습니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몇 개월 동안 꾸준히 넣었어도 중도 해지하면 받는 이자가 거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금도 중도 해지 조건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예금은 이미 목돈이 있는 상태에서 굴리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비상자금을 따로 준비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금에 넣은 돈은 당장 쓸 일이 없는 돈이라고 판단하고 넣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 적금은 돈을 모으는 과정 자체이기 때문에 중간에 급한 일이 생겨서 해지해야 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재테크 초보 입장에서는 적금과 예금을 금리로만 비교하기 쉽습니다. 금리가 높으면 더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금리만 보고 판단하면 내 상황과 맞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목돈이 있는지, 매달 저축할 여유가 있는지, 언제까지 돈을 묶어둘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재테크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적금은 저축 습관을 만들고 목돈을 마련하는 단계에서 유용합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넣으면서 돈을 모으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금액이 적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큰 목돈이 됩니다. 12개월 후 만기가 되면 그동안 모은 돈이 한꺼번에 보이면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예금은 이미 모인 돈을 안전하게 굴리면서 이자를 받는 단계에서 유용합니다. 목돈이 생겼을 때 그냥 두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실질 가치가 떨어집니다. 예금에 넣으면 최소한 이자만큼은 가치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금 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 낮으면 실질 가치는 여전히 떨어지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둘은 재테크의 다른 단계에서 각각의 역할을 합니다. 적금으로 목돈을 만들고, 그 목돈을 예금으로 관리하고, 다시 여유 자금이 생기면 적금을 추가로 드는 방식입니다. 재테크를 계속하다 보면 적금과 예금을 함께 운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한쪽만 선택해야 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조합하는 것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목돈이 없을 때는 적금으로 저축 습관을 만들고, 목돈이 모이면 예금으로 관리하고, 다시 매달 여유 자금이 생기면 적금을 병행하는 식입니다. 재테크는 고정된 정답이 아니라 지금 상태에 맞는 판단의 연속입니다.
이번 회차에서 가져가야 할 생각
적금과 예금의 차이를 이해한다는 건 금융상품의 특성을 아는 것만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어떤 단계에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돈을 관리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재테크 공부는 상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내 상황을 정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적금과 예금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금융상품을 통해 이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